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시/좋아하는

[시]낙화

by 구영자 2019. 9. 22.

낙화
-이형기

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
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
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

봄 한철
격정을 인내한
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


분분한 낙화...
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
지금은 가야할 때

무성한 녹음과 그리고
머지않아 열매 맺는
가을을 향하여

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

헤어지자
섬세한 손길을 흔들며
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 날

나의 사랑, 나의 결별
샘터에 물 고이듯 성숙하는
내 영혼의 슬픈 눈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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별이 물되어 흐르고(한국대표시인100인선집 047)

인생의 고독과 낭만적 세계관을 그린 중견시인의 대표시선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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중학교 3학년 때였나?
이 시를 배웠던 기억이 있는데
그때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되었다.
그냥 누군가의 해석본을 외우면서
이 시를 이해하는 척했다.

지금은 완벽하지는 않지만,
아주 조금 이해가 된다.

아름다운 이별과
새로운 만남에 대한 준비

회자정리 거자필반

새로운 사람을 만나고
사랑하고
헤어지고
또 다른 사람을 만나고
사랑하고
헤어지고
그렇게 하다 보면,
나는 조금씩 성숙해지고 있는 나를 볼 수 있게 될 것이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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